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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소년소녀합창단
관리자 (jedc) 조회수:1055 추천수:3 180.64.154.177
2016-07-18 15:44:52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을 무대로 활동하는 문화예술인을 찾아 숨은 이야기를 들어보는 문화가 나들이. 첫 회로, 부산 정관소년소녀합창단의 맹승자 단장(40.여)을 정관 ‘아빠와 소풍’에서 만났다. 정관소년소녀합창단은 오는 21일부터 루마니아 주정부의 초청공연에 나서 잘츠부르크, 비엔나, 루마니아 등지를 돌며 합창의 아름다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지난 2014년에 창단돼 현재 40여 명의 단원이 각종 합창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쳐 지역 음악계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 먼저 유럽초청공연을 축하한다. 언제 출발하나?
 
 
정관소년소녀합창단은 오는 20일 유럽순회공연을 위해 출발한다. 단원 40명과 지휘자, 학부모 등 총 60명으로 이루어진 공연단은 잘츠부르크 대성당 공연을 시작으로 루마니아 페스티벌까지 약 13일간의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잘츠부르크는 모차르트의 고향으로 유명하며, 모차르트는 우리 합창단이 공연하게 될 잘츠부르크 대성당에서 영세를 받았다고 들었다. 유럽에서 가장 큰 파이프 오르간이 있는 역사적인 곳에서 공연을 하게 돼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 지역에서 활동하는 합창단으로서는 보기 드문 경우인 것 같다. 이같은 유럽초청공연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창단 첫 해인 2014년 경남양산에서 열린 삽량문화축전에서 '어느 봄날'이라는 곡으로 대상을 타게 됐는데, 당시 전상철 부산시립합창단 지휘자께서 우리 합창단의 소리를 듣고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후 여러 공연에서 좋은 평가가 나오던 중 한 뮤직컨설팅 단체의 주선으로 우리 합창단의 영상을 본 루마니아 주정부 페스티벌 관계자가 공연을 제의해왔다.

◆ 공연을 앞두고 준비와 연습이 한창이다. 학부모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의 정성과 도움이 있었다고 들었다.

고락을 함께하는 학부모님은 물론 항상 아이들 일에 발 벗고 나서는 지역의 많은 분들이 자기 일처럼 도와주었고, 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많은 윤상직 국회의원(기장군) 등의 도움으로 원정공연이 가능했다. 

특히 우리 단원들 눈빛을 유심히 보면 알겠지만, 단 한명도 힘든 기색을 내비치는 아이가 없다. 이 아이들의 강한 눈빛이 유럽 무대에서도 한껏 반짝일 것으로 믿는다. 

◆ 정관소년소녀합창단의 실력은 지금도 그렇거니와 앞으로도 발전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관소년소녀합창단은 어떻게 만들게 됐나?

사실 처음에 거창한 의도는 없었다. 그저 정관신도시가 주는 삭막함을 아이들의 목소리로 떨쳐내고 아름다운 마을로 만들자는 마음에 부단장(이성진)과 함께 시작하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의 열의와 재능을 발견하게 됐다. 단순한 취미활동에 그치지 않고 훌륭한 예술인으로 자라날 수 있게 도와주고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여러 나라로 뻗어나가게 만들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

◆ 다른 구군에 비해 인구가 적은 정관지역에서, 그것도 주부로서 합창단을 꾸려 나가는 일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을 것 같은데...

기장군 정관은 신도시로 조성된 지역으로서 지난 해 인구 7만을 넘기면서 읍으로 승격된 곳이다. 역사도 길지 않고 이렇다 할 문화인프라와 인식이 부족한 곳이라 합창단의 각 파트를 구성하는 자체도 너무 힘들었다. 연습장소도 마땅한 곳이 없어 지금도 교회의 도움을 받아 연습을 하고 있다. 해를 거듭하면서 많은 분들이 이사를 왔고, 또 재능을 가진 아이들이 쑥쑥 자라나 입단을 하고 있어 위안을 준다.

지금은 이렇게 웃기도 하지만 사실 처음 합창단을 창단하고 단장을 맡으면서 수차례 가정파탄의 위기를 넘겼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집안일도 내팽겨 치고 매달렸지만 진전은 없었고, 신랑 몰래 생활비를 빼돌려 운영비로 쓰다가 딱 걸려 쫓겨날 뻔 한 적도 있었다. 체력에는 자신이 있다고 믿었던 나였지만 저녁이 되면 파김치가 돼 잠드는 날이 계속됐다.

하루는 남편이 진지한 표정으로 부탁을 했다. 그만큼 했으면 됐으니 이제 제발 그만하자고. 전에 본 적 없는 눈빛으로 애원(?)을 하는데 눈물이 핑 돌더라. 곁에서 보기에 얼마나 안타까우면 이렇게까지 할까 싶어 미안하고 슬프기도 했다. 곁에서 지켜보는 어린 두 녀석의 꼴도 말이 아니었다. “그래, 나 하나 포기하면 우리 가정이 다시 평화를 찾을 텐데...” 하는 마음에 남편과 손가락을 걸고 말았다.

그런데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 눈물사이로 합창단 아이들의 영롱한 눈망울과 맑은 목소리들이 겹치기 시작했다.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 뒤로 며칠간을 매달려 남편을 설득했다. 딱 1년만 하고 단장직을 넘길 테니 지켜봐달라고... 결국 경상도 특유의 무뚝뚝한 남편이 한 마디 하더라. “이왕 시작된 거를 어쩌겠노. 좋아서 하는 일이니 끝까지 달려봐야지.”

결국 1년만 더 하겠다는 약속은 지키지 못하고 3년을 넘겼지만 이제는 남편이 이런저런 조언도 아끼지 않고 격려도 해준다. 때론 날카로운 지적과 눈물 쏙 빠지는 쓴 소리도 잊지 않는다. 
 
 
 
다시 유럽초청공연 이야기를 해보자. 구체적인 일정은 어떻게 되나?

앞서 밝힌 것처럼 잘츠부르크 대성당에서 첫 공연을 한 뒤 다양한 무대를 만나게 된다. 비엔나에서는 비엔나 왈츠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하며, 움베르토 에코의 추리소설 <장미의 이름>에 나온 900년 역사를 가진 멜크수도원에서 미사곡을 연주한다.

이어지는 루마니아 주정부 초청 페스티벌에서는 모두 네 곳에서 지역 공연을 하게 된다. 오라데아와 베이우스, 시비유, 마지막으로 룸니크플체아의 고보라 파크에서 공연한다. 특히 마지막 무대에서는 루마니아 전통예술단과 대한민국의 사물놀이가 만나 우리 민요 강강술래를 연주하는 감동적인 장면도 연출할 예정이다.

공연을 앞두고 단원들은 주 4회 각 4시간씩 맹연습 중이다. 지금 흘리는 땀은 결코 실망을 주지 않을 거란 믿음이 모두에게 있다. 그동안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단원들이 축적한 경험과 협동심은 아이들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 믿는다. 

◆음악적으로나 정서적으로 훨씬 성숙해진 단원들의 모습이 기대된다. 앞으로의 계획은?

우리 단원들은 합창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함께하는 과정에서 화합과 배려를 배우고 감성까지 채울 수 있다. 귀국공연과일정이 잡혀 있고 오는 9월에는 신입단원을 뽑는 오디션과 정기연주회를 계획 중이다. 오디션에서는 애국가가 지정곡이다.

◆ 끝으로 학부모와 단원 그리고 성원해주는 분들에게 한 마디

먼저 늘 용기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 부모님들과 여러 선생님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또 이성진 부단장과 지휘자, 반주자, 감사 등에게 하트를 보낸다. 무엇보다 믿고 따라주는 단원 모두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앞으로도 단원들의 인성과 감성 그리고 예술적 재능이 나날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 뒹굴고 공부하며 늘 마음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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